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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8
병은 '낙차'에서 온다.
"검사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던데요."
피검사도 정상, 영상도 정상. 그런데 기운이 없고, 아침에 눈뜨기가 두렵고, 앞날이 자꾸 캄캄하게만 느껴진다고 합니다. 결과지는 괜찮다는데 사람은 분명히 아픕니다.
이런 분을 만날 때마다 떠오르는 문장이 있습니다. 《황제내경(黃帝內經)》 소문 「소오과론(疏五過論)」은 의사가 범하기 쉬운 잘못을 짚는 글인데, 그 첫 번째가 뜻밖입니다.
일찍이 귀하다가 뒤에 천해지면 이름하여 탈영(脫營)이라 한다. 일찍이 부유하다가 뒤에 가난해지면 이름하여 실정(失精)이라 한다. 비록 사기(邪氣)에 맞지 않아도 병은 안에서 생겨난다(病從內生).
의사가 가장 먼저 물어야 할 것이 혈압도 통증도 아니라, 그 사람의 처지가 어떻게 바뀌었는가라는 것입니다. 밖에서 들어온 병균이 없어도 사람은 안에서부터 무너질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가난이 병을 만든다'는 말이 아닙니다. 가난이 아니라 낙차가 중요합니다. 일찍이(嘗) 그러했다가 뒤에(後) 이렇게 되었다는, 그 사이의 떨어짐. 늘 가난했던 사람이 아니라, 떨어진 사람이 병듭니다.
그렇다면 병을 만드는 것은 지금의 상태보다 전망입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못하고, 내일은 더 못할 것 같다는 전망입니다.
내 삶은 나아지고 있는가, 아니면 점점 무너지고 있는가. 내 몸은 지금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가. 좋아질 것 같은 전망인가, 나빠질 것 같은 전망인가.
병이 부정적인 미래예측에서 온다면, 건강은 거꾸로 좋은 미래를 다시 그릴 수 있는 힘일 것입니다. 그 힘을 되세우는 일이 양생(養生)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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