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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8
평생을 일만 하며 독신으로 살아온 시이모(남편의 이모)의 이야기
그녀는 어머니를 모시고 오랜 세월을 지냈고, 모아 두었던 돈은 남동생의 보증으로 인해 한 순간에 사라져버렸다.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린 이모는 인생의 막바지에서 중요한 결심을 했다. 그녀는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사라졌다.
“나를 절대 찾지 마라. 당분간 모든 관계를 끊고 살겠다. 죽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마음이 변하면 돌아오겠다.”
그리고 약 2년 동안, 그녀는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꾸렸다.
그녀가 머문 곳은 안산 외곽의 오래된 소형 아파트였다. 그곳은 약 10평 남짓한 공간으로, 방에는 물건이 거의 없어 마치 수녀의 방과 같았다. 이모에게는 1억 5천만 원 정도의 돈이 있었다. 그녀는 아파트 보증금으로 1억 원을 사용하고 남은 5천만 원이 다 떨어질 때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한 달 생활비는 약 65만 원이었다. 그중 30만 원은 월세로 나갔고, 남은 35만 원으로 한 달을 살았다. 하루에 약 만 원 정도를 쓰며 검소하게 생활했다.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은 아침 10시에 작은 가방에 보온병과 지갑, 열쇠, 필통을 챙겨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서 흥미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었다. 점심때가 되면 집에 돌아와 밥을 먹고 다시 도서관으로 가서 오후를 보냈다. 이런 일과를 매일 반복했다.
이모는 하루에 딱 네 개비만 담배를 피웠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나, 점심 먹고 둘, 저녁 먹고 셋, 잠들기 전에 마지막 하나. 술은 일요일 밤에만 마셨다. 술은 일주일에 한번 일요일 밤에 소주를 한병정도 마신다. 그 날은 다소 사치스러운 안주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그녀는 혼자 먹는 1인분의 요리를 할 때도 최선을 다했다. 냉장고에는 항상 준비된 다시 국물과 미리 손질해 둔 채소, 해물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식욕이 많지 않은 그녀는 때로 한 시간을 들여 만든 음식이 겨우 반 공기의 해물죽일 때도 있었지만, 그런 정성스러운 시간이 그녀에겐 소중한 삶의 일부였다.
존엄한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또 존엄한 죽음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존엄성을 말할 때, 흔히 사회적으로 강한 사람의 삶보다는 약자의 삶을 떠올리게 된다. 존엄성의 가치는 약자에게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충분히 강한 사람은 드물고, 그마저도 일시적이다. 우리 대부분은 노화와 질병, 경제적 제약 속에서 살아가며, 이런 조건에서도 자신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약자에게 보장되어야 할 최소한의 존엄은 무엇일까?
존엄성이란 내가 스스로 내 삶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고
온전히 나를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삶이다.
그것은 정말 중요하지만 동시에 아주 소박하고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다.
건강이 좋고 경제적 여유가 충분히 갖추어진 환경에서만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몸과 마음이 약해지고 경제적 선택이 제한될 때 존엄성은 더욱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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